남한산성이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이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8일 ‘세계유산 남한산성, 새로운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에서 열린 ‘세계유산 활용 활성화 방안 포럼’에서 대두됐다.

이날 ‘세계유산 남함산성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과의 상생관계를 통한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제자로 나선 박성진 예문관 대표이사는 타 국가 세계유산 주민참여 사례를 들며 주민과의 상생문제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세계유산 등재 후 산성리 주민들의 인식조사[조아라(2016), 세계유산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지역주민의 참여, 건국대학원 석사학위 논문]를 인용, ‘등재 전보다 규제가 심해져 피해를 받고 있다’(사회분야)고 응답한 수가 25명으로 전체 51%를 차지했다.

특히, 경제분야에 대한 의식조사에서는 ‘경제적 효과가 없다’고 답한 주민이 31명으로 전체 63%를 차지, 세계유산 등재로 인한 기대효과가 미비했음을 반증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세계유산의 지속가능한 보호방법은 지역주민들을 포함한 지역공동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며 “남한산성의 미래는 지역공동체의 손안에 있고, 그들이 그것을 보존 및 관리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권한을 부여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국내의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와 참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민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 지역관광 사업들로 인해 지역주민과 지역공동체들의 정주의식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지역주민 또는 지역공동체 문제 원인으로 ▶행정기관과 지역민들의 소통 부재 ▶세계유산 남한산성, 마을주민, 지역공동체들 간 불일치 ▶남한산성 보호와 활용에 관한 정책과 지원 미비 ▶남한산성 지역 활성화 미비 등을 손꼽았다.

박 대표는 해결방안에 대해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관리주체와 지역공동체들 간 자발적인 참여 및 교류 협력을 위해 지역 거주자, 지자체, 사회단체, 관련전문가, 민간참여 등을 통한 교류와 협력이 증대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은 송경희 행복한상상 대표의 진행으로 박동석 건국대 교수의 기조발제(세계유산 남한산성을 위한 정책방향)에 이어 박성진 예문관 대표이사와 임덕수 문화재청 전문위원(남한산성의 문화재로서의 활용방안)의 주제발제가 이어졌다.

이후 박진희 하남시의원과 박진재 이코모스 위원 등이 토론자 나선 가운데 주제토론과 종합토론이 펼쳐졌다.

박진희 의원은 “현재 남한산성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등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오늘 포럼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또한 최병길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 소장은 “문화재 활용사업에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신규사업을 발굴해 내년도 예산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가 주최·주관했으며 관계전문가와 공무원 및 지역주민 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는 이날 제안된 각종 활성화 사업 등을 검토해 2주 후 회의를 열고 세부실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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